한국식 미드센추리 빌라 아파트 Korean Mid-Century, in an Old Villa






























- SCALE
- 59.4㎡
- PURPOSE
- Residence
- SERVICES
- Space Design, Construction, Furniture Fabrication
- BUDGET RANGE
- KRW 70,000,000
"디자인은 기능을 따른다."
“디자인은 기능을 따른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스승 루이스 설리반이 1896년에 쓴 이 문장은 미드센추리의 강령과도 같다. 미드센추리는 기능 외의 장식을 최대한 걷어낸 합일이다.
30년 된 18평 구옥 빌라형 아파트. 2룸에 화장실, 뒷베란다, 세탁실까지 작은 평수에 기능이 빼곡했다. 벽을 터서 개방감을 만드는 방향은 처음부터 가망이 없었다. 그래서 반대로 갔다. 기능을 더 잘게 나눴다. 그러고 나니 집이 넓어 보였다.
ㄱ자 주방을 1자로 폈다. 주방 정면에 마련된 냉장고 자리가 비효율적이었다. 대신 냉장고를 ㄱ자로 배치하고, 거실로 드러난 냉장고 옆면을 가리려 파티션을 세웠다. 기능적 제약이 만든 이 파티션은 그대로 아트월이 됐다.
아트월은 청록색으로 칠했다. 본래 미드센추리에는 컬러 사용이 많다. 형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점, 선, 면을 공간적으로 드러내는 데 색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장식을 덜어내기 위한 디자인이다. 청록색을 고른 건 은은한 한국적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고양이 때문에 중문을 달아야 했다. 직선적 요소 가운데 곡선이 있었으면 해서 아치를 넣었다. 한창 유행하는 애매한 아치는 피하고 싶어서 문을 절반으로 쪼개고 아치도 절반으로 나눴다. 나뉜 구멍에는 모루유리를 끼웠다. 한국 구옥에서 흔히 보이던 디테일이다. 현관과 화장실이 분리되면서 거실에 프라이버시가 생겼다.
4인용 원형 테이블은 거실 한가운데, 소파는 창가에 집 전체를 바라보도록 뒀다. 좁은 공간에 주방존, 테이블존, 소파존 세 구역이 생겼다. 침실 옷장은 붙박이장 대신 파이프 행거에 커튼을 쳤다. 주름진 패브릭이 한쪽 벽을 가득 채웠고, 비용도 줄었다.
파티션은 냉장고를 가리려고 세웠다. 아트월이 됐다. 중문은 출입구를 막으려고 달았다. 고전적인 장식이 됐다. 커튼은 옷장을 가리려고 쳤다. 접힌 주름이 볼륨감을 냈다. 전부 기능에서 나온 결정이다. 그리고 보기 좋다.
전세로 들어가 시설권리금을 받고 나왔다. 오늘의집 10만 뷰, 당근 부동산 5만 뷰.
그러니까 디자인은 기능을 따른다. 단, 기능이 제대로 세워질 때.